
THE NIGHT IS RICHER
밤이 낮보다 색이 풍부합니다
생레미 요양원에서, 창밖을 그린 화가에게
스스로 요양원에 들어간 지 한 달이 지났다. 그는 창살 너머를 그리고 있었다. 다만 그 그림에는 창밖에 없는 것들이 들어가 있었다.
면회는 한 시간으로 제한되어 있었다. 그는 물감 냄새가 밴 작업복 차림으로 나왔고, 손톱 밑이 파랬다.
— 한 달 만입니다. 지내기는 어떠십니까.
방이 둘입니다. 하나는 자는 곳, 하나는 그리는 곳. 창에는 쇠창살이 있는데, 그 너머로 담장이 있고 담장 너머에 밀밭이 있습니다. 아침이면 해가 그 밀밭 위로 올라옵니다.
여기 있는 것이 나쁘지만은 않습니다. 적어도 여기서는 내가 왜 이러는지 아무도 묻지 않습니다.
— 그 창밖을 그리고 계신 걸로 압니다. 그런데 완성된 화면에는 창에서 보이지 않는 것들이 있더군요. 마을과 교회 첨탑, 그리고 사이프러스요.
보입니다. 마음속에서는요.
나는 눈앞에 있는 것을 옮겨 적는 사람이 아닙니다. 그건 사진기가 더 잘합니다. 내가 하려는 것은 내가 본 것에서 무엇이 남았는지를 그리는 일입니다. 밀밭 위에 뜬 별을 보고 있으면, 그 아래에 마을이 있어야 한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래서 놓았습니다. 첨탑은 북쪽 것입니다. 내가 자란 곳의 모양이지요.
거짓말이라고 하면 거짓말입니다. 그런데 밀밭만 그렸다면 그 밤이 그 밤이 아니게 됩니다.

— 밤을 자주 그리십니다. 어두운 시간에 색을 볼 수 있습니까.
오히려 반대입니다. "밤이 낮보다 훨씬 색이 풍부합니다." 가장 강한 보라와 파랑과 초록이 거기 있습니다.
주의해서 보면, 어떤 별은 레몬빛이고 어떤 별은 분홍이나 초록, 물망초의 파랑을 냅니다. 검은 하늘에 흰 점을 찍는 것으로는 아무것도 말할 수 없습니다.
밖에 나가 그릴 때는 밀짚모자 챙에 초를 세워 붙였습니다. 아를에서요. 사람들이 이상하게 봤지만 그렇게 하지 않으면 팔레트가 보이지 않았습니다.
“지도 위의 검은 점이 도시와 마을을 가리키듯, 별은 우리에게 무언가를 가리킵니다. 프랑스 지도의 점 하나에 가려면 기차를 타야 하듯, 별에 닿으려면 죽어야 하는 것이겠지요.”
— 지난해 아를의 노란 집은 어떤 곳이었습니까.
남쪽에 화가들이 함께 사는 집을 만들려고 했습니다. 물감을 나눠 쓰고, 저녁에는 서로의 그림을 보고. 고갱이 오기로 되어 있었지요.
그가 오기 전에 방을 그렸습니다. 벽은 옅은 보라, 바닥은 붉은 타일, 이불은 노랑, 창은 초록. 색으로 휴식을 말하고 싶었습니다. 그 방을 보는 것만으로 머리가 쉬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두 달을 함께 지냈고, 크리스마스 전에 끝났습니다. 그 이야기는 하지 않겠습니다.

— 그림이 거의 팔리지 않았습니다. 그만두어야겠다고 생각한 적은 없습니까.
테오가 매달 돈을 부칩니다. 물감값과 방세와 밥값이 거기서 나옵니다. 나는 서른여섯이고, 동생이 보낸 돈으로 삽니다. 그 사실을 매일 생각합니다.
다만 그림을 그만두는 것은 다른 문제입니다. 그림이 나를 먹여 살리지 못하는 것과, 내가 그림을 그만두는 것 사이에는 아무 관계가 없습니다. 나는 십 년 전에 시작했고 그때도 팔리지 않았습니다.
언젠가 사람들이 이 그림들을 물감값보다는 비싸게 쳐 줄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 말을 편지에 쓴 적이 있는데, 지금도 같은 생각입니다.
— 다음에는 무엇을 그리실 겁니까.
밀밭입니다. 여기 창밖의 밀이 이제 익습니다. 노랑이 하루가 다르게 진해집니다.
그리고 사이프러스를 더 그릴 생각입니다. 아무도 제대로 그린 적이 없는 나무입니다. 이집트의 오벨리스크만큼 선이 아름다운데, 그 검은 초록을 정확히 내기가 어렵습니다.
이 대화의 시점으로부터 열세 달 뒤인 1890년 7월 29일, 그는 오베르쉬르우아즈에서 죽었다. 서른일곱이었다. 테오는 여섯 달 뒤 뒤따라 죽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