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THAT WINTER WAS REAL
그해 겨울은 정말로 그렇게 추웠습니다
계절 연작을 마친 이듬해, 브뤼셀에서
사람들은 그의 눈밭을 우화로 읽으려 한다. 그는 그저 그해 겨울이 그랬다고 말한다.
— 연작 여섯 점을 한 해에 다 그리셨다고 들었습니다.
한 상인이 자기 집 방 하나를 채우고 싶어 했습니다. 한 해를 벽에 걸고 싶다고요.
계절을 그리려면 계절을 봐야 합니다. 그런데 봄을 보고 여름을 보고 하다 보면 한 해가 갑니다. 그래서 기억으로 그립니다. 다행히 나는 겨울을 아주 최근에 봤습니다.
— 그 겨울 말씀이십니까.
재작년 겨울입니다.
강이 얼었습니다. 사람들이 강 위에서 장을 열었습니다. 새가 얼어 떨어졌다는 이야기를 들었는데, 그건 못 봤으니 그리지 않았습니다.
사람들이 내 눈밭을 두고 무슨 뜻이냐고 묻습니다. 인간의 헛됨이니 세상의 무상함이니 하는 말을 붙이려 합니다. 뜻은 없습니다. 그해 겨울이 그랬습니다.

— 사냥꾼들이 잡은 것이 별로 없어 보입니다.
여우 한 마리입니다. 개가 열세 마리인데요.
그게 사냥입니다. 잘된 사냥을 그리면 그림이 이야기가 되고, 안된 사냥을 그리면 그림이 그날이 됩니다. 나는 그날을 그리는 쪽이 좋습니다.
그리고 저 아래 얼음판에서는 사람들이 놀고 있습니다. 위에서는 굶고 아래에서는 놉니다. 같은 날 같은 마을에서 그렇습니다. 뜻을 붙이자면 거기 붙이십시오. 나는 안 붙이겠습니다.
— 알프스를 넘으셨다고 들었습니다. 그 산이 그림에 들어와 있습니까.
플랑드르에는 저런 산이 없습니다. 그러니 들어와 있는 게 맞습니다.
젊을 때 이탈리아에 갔습니다. 로마도 봤습니다. 그런데 돌아와서 그리게 된 건 로마가 아니라 오가는 길에 본 바위였습니다. 사람이 아무리 애를 써도 저 바위 하나만 한 걸 못 만들겠구나 싶었습니다.
누가 나를 두고 산을 삼켰다가 돌아와 게워 냈다고 하더군요. 상스러운 말인데 틀리지 않았습니다.
— 그림 속 사람들 얼굴이 거의 안 보입니다. 멀리서 잡으시더군요.
가까이 가면 한 사람 이야기가 됩니다. 멀리서 보면 마을 이야기가 됩니다.
나는 마을이 궁금합니다. 한 사람이 무슨 생각을 하는지는 나도 잘 모르겠고, 남이 그린 걸 봐도 잘 모르겠습니다. 그런데 백 명이 한 겨울을 어떻게 나는지는 보면 압니다.
이 대화가 있었다고 설정한 1566년 여름, 저지대에서는 성상 파괴 운동이 일어난다. 브뤼헐은 그로부터 삼 년 뒤 세상을 떠났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