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년 8월 2주차 인터뷰 발행
렘브란트 판레인, 《자화상》
26년 7월 3주차 · NO. 10 · 죽은 화가와의 대화

AFTER THE INVENTORY

집을 팔고 나서야 얼굴이 보였습니다

파산 재산목록이 작성된 지 두 해 뒤

렘브란트 판레인암스테르담 로젠흐라흐트 · 1658년 겨울민세연7월 20일 (월) 발행3조회 0

법원 서기가 그의 집을 돌며 물건을 하나씩 적어 내려갔다. 363개 항목. 그 목록에는 조개껍데기와 갑옷과 인도의 그림이 들어 있었다.

집이 넘어간 지 두 해가 되었습니다.

스물 몇 해를 산 집입니다. 살 때는 큰돈을 빌렸고, 끝까지 다 갚지 못했습니다.

서기가 와서 방마다 돌며 적었습니다. 나는 옆에 서 있었습니다. 내 물건이 하나씩 목소리로 바뀌는 걸 듣는 일이었습니다. "화가 렘브란트의 손에 의한 소년의 두상 하나." 그런 식입니다.

목록에 이상한 것이 많더군요. 조개껍데기, 갑옷, 인도의 그림.

이상하지 않습니다. 그리려면 있어야 합니다.

동방의 옷을 입은 사람을 그리려면 그 옷의 주름이 어떻게 지는지 봐야 합니다. 상상으로는 주름이 안 집니다. 상상 속의 천은 전부 같은 방식으로 접힙니다. 실제 천은 제멋대로 접히고, 그 제멋대로가 그림을 사실로 만듭니다.

조개는… 조개는 그냥 아름다워서 샀습니다. 그것까지 변명하지는 않겠습니다.

그 물건들을 다 잃으셨습니다. 그리는 일이 달라졌습니까.

달라졌습니다. 좋아졌는지는 모르겠습니다.

예전에는 화면에 물건이 많았습니다. 금실 두른 옷, 번쩍이는 투구, 유리잔. 손님들이 좋아했습니다. 지금은 그럴 것이 없으니 얼굴만 남습니다.

얼굴만 남으니 얼굴이 보입니다. 이십 년 동안 옷을 그리느라 못 봤던 것이 보입니다. 이런 말을 하면 가난을 미화한다고들 하는데, 미화가 아닙니다. 나는 그 옷들이 아직도 아깝습니다.

렘브란트 판레인, 《자화상》
1650년대의 자화상. 배경은 거의 지워져 있고 빛은 이마와 코끝에만 남았다.

자화상을 계속 그리십니다. 몇 점이나 됩니까.

세어 본 적 없습니다. 스물 몇 살부터 그렸으니 서른 점은 넘을 겁니다. 판화까지 세면 더 되겠지요.

왜 그리느냐고들 묻습니다. 값싼 모델이라서라고 대답하면 다들 웃고 넘어갑니다. 틀린 말은 아닙니다. 내가 나를 그리면 앉아 있으라고 사정할 필요가 없습니다.

다만 그것만은 아닙니다. 사람 얼굴은 십 년마다 다른 사람이 됩니다. 스물두 살의 나는 지금의 나를 모릅니다. 나는 그 사람을 그려 두었습니다. 그래서 지금 그 사람을 봅니다. 이건 다른 모델로는 못 하는 일입니다.

지금의 얼굴에서는 무엇이 보이십니까.

피곤이 보입니다. 그리고 그 피곤을 숨기려다 만 자국이 보입니다.

젊을 때는 나를 그릴 때 조금씩 잘생기게 그렸습니다. 부끄러운 이야기지만 그랬습니다. 지금은 그럴 기운이 없습니다. 기운이 없어서 정직해진 겁니다.

주문은 들어옵니까.

듬성듬성 옵니다. 예전만 못합니다.

요즘 사람들은 매끈한 걸 좋아합니다. 붓자국이 안 보이게 곱게 문지른 그림이요. 내 그림은 가까이서 보면 물감이 두껍게 얹혀 있어서 거칩니다. 어떤 분은 그걸 두고 "미완성 아니냐" 물으셨습니다.

나는 물감을 얹는 사람입니다. 문지르는 사람이 아닙니다. 그 차이로 굶는다면 굶겠습니다. — 이 말은 좀 멋있게 했군요. 지워 주십시오.

그는 마지막 문장을 지워 달라고 했지만, 편집부는 지우지 않기로 했다.

렘브란트 판레인의 그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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